글렌 라이곤(Glenn Ligon)의 한국 첫 개인전 《Black Moons》

8월 14일부터 9월 5일까지 APMA 캐비넷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의 전통 공예 유산과 직접적인 호흡을 보여주는 작가의 단색 백자 달항아리 신작과 함께, 그의 대표적 텍스트 기반 회화 작품 시리즈인 ‘Static’ 및 ‘Redacted’등을 한자리에서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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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enn Ligon, Untitled (detail), 2019, Installation of nine glazed porcelain vessels, Overall dimensions variable © Glenn Ligon. Courtesy of the artist, Hauser & Wirth, and Thomas Dane Gallery. Photo: Ron Amstutz

Wednesday 29 July

세계적인 명성의 미국의 개념 미술가 글렌 라이곤(Glenn Ligon)의 한국 첫 개인전인 ‘블랙 문(Black Moons)은, 하우저앤워스(Hauser & Wirth)의 지원으로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개최된다. APMA 캐비넷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의 전통 공예 유산과 직접적인 호흡을 나누는 작가의 단색 달항아리 연작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그의 대표적인 텍스트 기반 회화인 ‘Static’ 및 ‘Redacted’ 연작을 함께 매칭한다.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말할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 혹은 말하기 어려운 것, 그리고 명확하게 설명하고자 하는 욕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투명하게 남아 있는 것들”에 대한 깊은 성찰의 장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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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allation view, ‘Glenn Ligon: All Over The Place,’ The Fitzwilliam Museum, University of Cambridge, 2024. Photo: Thomas Adank

이번 전시는 시선을 사로잡는 도자 조형 연작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 달항아리 작품들은 2019년 도쿄 랫 홀 갤러리(Rat Hole Gallery)에서 개최된 <검은 달이 뜨던 해에(In A Year with a Black Moon)> 전시를 통해 처음 공개되었다. 조선시대 (1392–1910) 백자 달항아리(대호, 大壺)에서 영감을 받은 라이곤은, 항아리를 깊고 짙은 숯빛의 검은색으로 구현하여 재료에 대한 일반적인 기대를 전복시킨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도예가와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치열하게 협업하며 완성된 이 작업은 매체의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해 특수한 점토와 소성 온도(구워내는 온도)를 실험해왔다. 그 결과 탄생한 검은 달항아리는 자연스럽게 다듬어지지 않은 즉흥적인 실루엣을 띤다. 그리고 인위적인 완벽함보다는 자연주의와 비대칭성을 중시했던 조선의 전통 미학을 오롯이 계승한다. 이러한 어두운 색조와 풍부한 질감을 탐구함으로써, 라이곤은 전통 도예의 경계를 확장하여 조형적 아름다움을 지닌 오브제인 동시에 문화적 비평을 담아내는 강력한 매개체로서 존재하는 도자기를 창조해내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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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enn Ligon, Untitled (detail), 2019, Installation of nine glazed porcelain vessels, Overall dimensions variable © Glenn Ligon. Courtesy of the artist, Hauser & Wirth, and Thomas Dane Gallery. Photo: Ron Amstu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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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enn Ligon, Untitled (detail), 2019, Installation of nine glazed porcelain vessels, Overall dimensions variable © Glenn Ligon. Courtesy of the artist, Hauser & Wirth, and Thomas Dane Gallery. Photo: Ron Amstutz

도자 작품과 나란히 선보이는 대형 회화들은 라이곤의 ‘Static’ 및 ‘Redacted’ 연작으로, 언어에 대한 작가의 오랜 탐구를 새로운 형태의 시각적 추상으로 변환하여 제시한다.

‘Static’ 연작은 라이곤의 대표작인 ‘Stranger’ 회화 연작에서 발전한 것으로, 두 시리즈 모두 제임스 볼드윈(James Baldwin)이 1953년에 발표한 에세이 『마을의 이방인(Stranger in the Village)』을 그 토대로 삼는다. 압도적인 화면 위로 다양하게 변주되는 텍스트의 가독성을 통해, 작가는 흑인의 경험에 내재된 ‘과잉 가시성(hypervisibility)’과 ‘비가시성(invisibility)’의 상태를 환기하며, 인종, 시민권, 주체성을 둘러싼 문제들을 온전히 설명해 내지 못하는 언어의 한계를 탐구한다. ‘Static’ 회화를 제작하기 위해 작가는 젯소를 칠한 바탕 위에 흰색 오일 스틱으로 볼드윈의 글을 스텐실 기법으로 새긴 후, 그 글자들을 다시 검은색 안료로 덮는다. 겹겹이 층을 이루고 포개어진 스텐실 글자들은 점차 구조적으로 해독이 불가능해진다. 그 결과 캔버스는 방송 신호가 끊겼을 때 나타나는 혼란스러운 백색 소음처럼 시각적으로 투영하게 되며, 과연 ‘탈진실(post-truth)’의 세계에서 언어가 지금의 문화적 상황을 서술하는 기능을 여전히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라이곤의 표현처럼, “이 에세이는 비단 인종 관계에 관한 것일 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든 이방인으로 존재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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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enn Ligon, Static #6, 2023, Oil stick, coal dust and gesso on canvas, 170.2 x 129.5 cm / 67 x 51 in © Glenn Ligon. Courtesy of the artist, Hauser & Wirth, and Thomas Dane Gallery. Photo: Ron Amstu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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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enn Ligon, Redacted #13, 2026, Oil stick and gesso on canvas, 170.2 x 129.5 cm / 67 x 51 in © Glenn Ligon. Courtesy of the artist, Hauser & Wirth, and Thomas Dane Gallery. Photo: Ron Amstutz

텍스트와 질감 사이의 이러한 의도적인 긴장감은 그의 ‘Redacted’ 연작의 신작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이 작품에서 라이곤은 반복적인 ‘X’ 패턴을 그어 모든 글자를 지워냄으로써 텍스트의 맥락을 재구성한다. 이러한 촘촘한 반복을 통해 텍스트를 리듬감 있는 비선형적 구성으로 녹여내는 한편, ‘X’라는 모티프 자체를 통해 다층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이는 제도적 검열과 역사적 말소를 상기시키는 동시에, 정치적 정체성의 강력한 상징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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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enn Ligon © Glenn Ligon. Courtesy of the artist, Hauser & Wirth, and Thomas Dane Gallery. Photo: Paul Mpagi Sepuya

작가 소개 (About the Artist)

글렌 라이곤(Glenn Ligon, b. 1960)은 뉴욕을 기반으로 거주하며 활동하는 작가이다. 라이곤은 작품 활동 전반에 걸쳐 현대 회화 및 개념미술의 유산을 비판적으로 계승하는 작업들을 통해 미국의 역사, 문학, 그리고 사회에 대한 예리한 탐구를 지속한다. 그는 1982년 웨슬리언 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1985년 휘트니 미술관의 독립 연구 프로그램 (ISP)에 참여했다. 2011년 휘트니 미국 미술관에서는 스콧 로스코프의 기획으로 작가의 중견 회고전인 를 개최했으며, 이 전시는 미국 전역을 순회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Break It Down》(아스펜 미술관, 콜로라도주 아스펜, 2025),《 All Over the Place》(케임브리지 대학교 피츠윌리엄 미술관, 영국, 2024), 《Post-Noir》(까레 다르, 님, 2022), 《Glenn Ligon: Call and Response》(캠든 아트 센터, 런던, 2014),《 Glenn Ligon Some Changes》(파워 플랜트 현대미술관, 토론토, 이후 국제 순회, 2005) 등이 있다. 작가가 기획한 주요 프로젝트로는 《Grief and Grievance》(뉴 뮤지엄, 뉴욕, 2021),《 Blue Black》(퓰리처 예술 재단, 세인트루이스, 2017),《 Glenn Ligon: Encounters and Collisions》(노팅엄 컨템포러리 및 테이트 리버풀, 2015) 등이 있다. 라이곤의 작품은 베니스 비엔날레(2015, 1997), 베를린 비엔날레(2014), 이스탄불 비엔날레(2019, 2011) 및 카셀 도큐멘타 11(2002)을 포함한 다수의 주요 국제 전시에 소개되 었다.

작가 예정 전시 (Upcoming Exhibition)

문을 등지고 앉지 마시오 (Sit So Your Back Isn’t Against The Door)

2026년 9월 30일 – 2027년 1월 17일

하우저앤워스 로스앤젤레스